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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현장/N수 입시업체 ‘가채점 전례없는 침묵'


‘킬러문항 미출제라더니 역대 최대 불수능?'

이례적 국영수 동시 어려

16일 치러진 2024수능 가채점이 끝난 상황에서도 고교 현장 반응이 미미하면서 만점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증폭되고 있다. 통상 가채점은 수능 다음날 오전이면 끝나지만 올해는 가채점 이후에도 지역별 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를 비롯한 고교 현장 반응이 전례없이 싸늘하다. 각 고교에서 만점자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고득점을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N수생들 역시 소식이 잠잠하다. 최대 규모 재수학원으로 불리는 대성학원과 시대인재 모두 현 시점 기준 만점자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채점 첫날 반응치고는 전례없는 침묵이 길어지면서 이번 수능이 킬러문항미출제라더니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N수생들에게까지 ‘역대급 불수능’으로 뒤집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능이 ‘국영수 동시에 어렵게 나온 전례없는 경우’라고 입을 모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국영수가 이렇게 모두 어렵게 나오는 일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문제가 생각보다 어려웠으며 당연히 재수생한테도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진학사 역시 “국영수 모두 어렵게 출제됐다. 특히 국어 문학의 경우 선지 판단에서 어려움이 매우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영어마저 1등급 비율이 4%대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대성과 메가스터디는 영어 1등급 비율이 4.37%였던 9모와 비슷할 것이라 추정했다. 한 입시업계 관계자는 “상대평가 1등급이 4%인데 절대평가인 영어가 이정도 수준으로 나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육부와 EBS는 ‘킬러문항 출제는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정답률 1.5%인 수학22번을 비롯해 정답률 10% 미만의 문제들이 속출하고 있다. 킬러문항 미출제 방침과는 대치된다는 지적이다. 한 교육전문가는 “만점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을 수도 있는 조짐이 여러가지가 있다. 통상 수능 다음날 2시 이후면 고교 현장을 비롯해 학원가에서도 수능 만점자 소식이 돌지만 올해는 잠잠하다. 게다가 여러 입시전문가들이 국영수가 다같이 어렵게 나오는 일은 전례없는 경우라고 입을 모은 점도 의구심을 증폭한다. 이런 와중 교육부를 비롯한 EBS는 킬러문항이 없었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만점자가 없다는 것 자체가 이와 대치되는 부분이다. 킬러문항이 없다는 게 아니라 되려 준킬러문항이 더 늘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국영수가 한꺼번에 어려웠던 것도 처음이고 첫날 가채점에서도 이렇게 조용한 것은 처음인 전례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가채점 완료 수능 만점자 0명 2011수능 이후 13년만

각 고교와 학원 현장에서 가채점이 끝났을 17일 기준 고교 현장과 학원가 모두 소식이 잠잠하다. 통상 고교 현장에서는 오전 중으로 만점자를 파악해 전국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진진협)와 전국진학지도협의회(전진협) 등에서 소식이 들려와야 할 시점이지만 가채점 첫날 기준 만점 소식을 알려온 곳은 없었다. 만점자를 다수 배출해온 최상위권 고교에서도 소식이 잠잠하다. 이는 N수생도 마찬가지다. 대형 입시업체인 대성학원과 시대인재에서도 파악된 만점자는 없다고 전했다. 지난해 오후2시 기준 만점자 2명이 파악된 것(관련기사: [단독] 2023수능 만점자 자연계 재학생 2명)과는 대비되는 지점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에서 만점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국영수 모두 어렵게 나온 전례없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만점자가 단 한명도 배출되지 않았던 최근 해는 2011학년 수능이다. 이후에는 꾸준히 1명 이상의 만점자를 배출해왔다. 특히 통합형 수능이 처음으로 도입되던 2022수능의 경우 반수생 만점자 단 한명을 배출하면서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을 받았다. 특히 새로운 체계가 도입됨에도 불구하고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혼란만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수능 역시 킬러문항 배제 방침이 적용되는 첫 해였음에도 불구하고 만점자가 2022수능과 맞먹는 1명 또는 아예 만점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보통 수능 다음날 오후쯤이면 입시업계끼리도 만점자가 소문이 나고 고교 현장에서도 진학교사들끼리 만점자를 자랑하고는 하는데 올해는 들려오는 소식이 하나도 없다. 이번 수능이 재학생에게도, 재수생들에게도 모두 어려웠던 전례없는 경우인 만큼 만점자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